2015년  10

희귀난치성질환센터 여름캠프

자료제공 충청권 희귀난치성질환센터 길홍량 센터장(소아청소년과), 강나연

희귀난치성질환센터 여름캠프 참여 후기
유쾌한 행복 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충남대학교병원 충청권 희귀난치성질환지역거점센터는 세 번(8월 22일, 8월 29일, 9월 5일)에 걸쳐 대전시 대흥동 문화거리 카페와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희귀난치성환우와 가족을 위한 행복충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돌보는 사람들을 위한 세 번의 나들이’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희귀난치성질환 환자가족들이 환우 가족을 돌보면서 겪었던 수많은 가슴앓이들, 주위의 편견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마련된 자리. 의료진, 심리상담 전문가, 음악가 등 각계의 전문가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소통의 시간을 가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참가자들의 소감을 통해 함께 공감하며 행복했던 그 날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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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염하진 엄마)

지난 9월 8일 저녁 6시, 업무가 끝난 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전충남지역본부 충남대학교병원지부는 시끌벅적하다. 오늘은 지부가 기획한 캘리그라피 수업이 있는 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만 되면 양손에 연습장과 붓펜, 물감을 든 직원들이 이곳으로 모인다. ‘조합원들에게 더 친근하게, 더 가까이 다가가자’는 의도로 마련된 이 시간은 예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지원 마감 후에도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았어요. 12명이 정원이었는데 대기번호도 있었고, 친분을 내세우며 추가신청을 하는 사람도 많았죠.(웃음)” 이 사업을 기획한 한권정 간호사(노조지부 전임)는 “참여자 모두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해줘서 뿌듯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지은 간호사(분만실)는 이번이 캘리그라피와 두 번째 만남이다. 처음 배울 때도 그 매력에 푹 빠져있었지만 시간과 비용이 부담돼 다시 도전하지 못했었다고. “꼭 다시 배우고 싶어 했던 터라 고민 않고 바로 신청했죠. 지부에서 강습료 50%를 지원해주고, 원내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시간도 많이 절약되더라고요.” 최 간호사의 말에 김태희 간호사(감염관리실)도 크게 공감했다. “제가 많이 내성적인 편인데 새로운 취미가 생기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도 하고, 또 혼자만의 여유를 즐긴다는 게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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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환우) 가족

언제나 우리 집에서 제일 먼저 아침을 시작하는 나는 오늘도 정현이와 함께 세 번의 나들이를 나섰다. “엄마 어디가?” “놀러가~” “어디로?”, “병원으로~” 충남대학교병원 자원봉사자들에게 아이를 맡겨놓고 나왔다. 그렇게 오늘만큼은 아이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온전한 시간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부모님들과 함께 대흥동 북카페로 향했다. 그곳에서 환우 가족들과 춤도 추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정말 복잡한 생각은 모두 내려놓고 함박웃음으로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함께 참가한 아이들도 종이접기나 그림, 영화도 보고, 자원봉사자들과 그새 정이 들어 ‘형아 좋아요’, ‘사랑해요’를 반복하는데, 그 행복감이 내게도 전해져 덩달아 뿌듯해졌다. 이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일이 참 어려운 것이었는데 이번 행사참여는 내게 큰 선물과도 같았다. 세 번의 나들이가 아니라 ‘일 년 내내 우리 지역공동체의 관심과 가족들의 사랑 안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밝게 자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하느라 애쓰신 모든 분들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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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하(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회전목마’ 동아리)

대학교 입학 후 봉사 동아리에 가입하고 드디어 첫 활동을 시작한다는 기대감에 들떠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운증후군이나 여러 희귀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환우들을 돌본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환우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했더니 모두 자신감 있게 단상 위에 올라 소개하고, 장기자랑까지 펼치는 모습에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내 멋대로 장애를 겪는 이들은 우울하고 소심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이번 기회에 절실히 깨달았다. 그들은 모두 쾌활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마음을 열고 스스럼없이 대해준 환우들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나중에 한 환우가 나를 계속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 한 편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봉사가 끝나고 환우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우리 봉사자들에게 수고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셨는데 내가 더 즐겁고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서 오히려 감사했다. 밝고 다정한 환우들 덕분에 나는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기회를 선사해준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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