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4

나눔의 힘1

글+사진| 발전후원회 운영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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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어떻게 썼느냐’가
성공의 기준
백제컨트리클럽 형남순 회장

“성공을 했다는 기준이 뭘까요.” 형남순 회장이 도리어 취재진에게 질문을 먼저 던진다. 한 사람의 인생이 성공했음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기준. 누구는 돈이나 권력을 말할 지도 모르겠지만, 형남순 회장은 확신한다. ‘번 돈을 제대로 썼느냐’가 성공의 기준이라고. 지난 3월 23일 의료취약계층과 의학연구에 써달라며 병원발전기금으로 5,000만 원을 선뜻 기부한 것도 형남순 회장이 생각하는 성공의 또 다른 방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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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하는 일’이 바로 기부

목련꽃이 서둘러 봄을 알리며 피어나던 3월의 어느 날. 유성에 위치한 대국건설 사무실에서 형남순 회장(59)이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다. 두툼한 손을 맞잡고 나누는 악수가 힘차다. 현재 대국건설과 백제컨트리클럽 두 사업장을 이끄는 형남순 회장은 오전에는 주로 이곳 대국건설 사무실에서, 오후에는 백제컨트리클럽에서 하루 일정을 소화한다.
22살 청년이 고향인 전라도 남원에서 대전으로 올라올 때만해도 가진 것이라곤 중장비 운전기술과 맨 손 하나뿐이었다. 이제는 2개 사업장 2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연간 수십억의 순수익을 내고 있는 형남순 회장은 누가 보더라도 성공의 반열에 올라있다. 그런 형남순 회장에게 나눔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 이 시간(인터뷰)만 해도 그렇습니다.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전하고,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거든요. 기부도 마찬가지예요. 제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마음을 전하는 일’. 우리가 잊고 있던 기부의 맨얼굴이 이 대목에서 선명하게 떠오른다. 기부를 통해 전달되는 물질 뒤에는, 상대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그 마음을 어떤 방법으로든 닿게 하고 싶은 의지가 숨어 있다.
형남순 회장이 어린이재단에 매월 꾸준히 기부해온 것만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고, 부여굿뜨래장학회, 부여 은산초·중학교를 비롯해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를 통해 지역 저소득 청소년 장학금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지원하는 등 이미 기부는 그의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형남순 회장은 이런 기부 사실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도 않는다.
“혹시라도 제 마음이 흔들려서 기부를 소홀히 할까봐 주변에 열심히 알립니다.(웃음) 그런 장치까지 마련해 놓았으니 평생 하지 않겠어요?”
소탈하고, 솔직한 그만의 대화법에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형남순 회장은 이번 병원발전기금 기부로 충남대학교병원과도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이와 관련해 형남순 회장은 “지난해 국가적인 위급상황인 메르스(MERS) 때 충남대학교병원이 지역 대표병원으로서 위기를 잘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특히 병원장님의 병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켜보면서 더욱 신뢰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시 일깨우는 행복의 가치

형남순 회장의 꿈은 사실 더 먼 곳에 있다. 이 꿈 역시 나눔과 뗄 수 없는 것으로 ‘돈을 제대로 쓰는 것’을 성공이라고 확신하는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음성 꽃동네 같은 마을을 하나 만들어 대를 이어서까지 수익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화 시키고 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이곳에 모여 자연 속에서 서로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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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꺼내면서 형남순 회장은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풍경 하나를 떠올렸다. 교량 하나 없던 마을에서 시냇물을 건너 학교에 다녀오면, 벼매기를 끝낸 후 버드나무 아래서 쉬고 있던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맞아주던 그때 그 시절.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행복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오후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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