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7

환우인터뷰

글+사진| 편집실, 자료제공 | 희귀난치성질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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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학박사, 레고디자이너, 식품영양학자를 꿈꾸는
열여섯 살 성준이의 희망메시지

세상에는 원인도 치료법도 밝혀지지 않은 희귀한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 수줍지만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방성준 군(16)은 ‘헌터증후군(제 2형 점액다당질증, MPS)’이란 희귀난치성질환이다. 방성준 군은 희귀질환으로 인한 일상생활 속 제약에도 불구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능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희귀난치성질환센터에서 예의바르다는 소문이 자자한 유쾌한 방성준 군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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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증후군’을 아시나요

“졸업앨범 촬영하듯이 포즈 취하면 되죠?” 사진 촬영을 한다는 말에 방성준 군(16)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취한다. 의료진들은 방성준 군을 보며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다는 중2병도 없이 어느새 예의바른 중3이 되었다며 입을 모아 칭찬한다.
또래 아이들처럼 학업에 대한 고민도 많고 게임도 좋아하는 방성준 군은 희귀난치성질환인 *헌터증후군이다. 헌터증후군은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질환으로 전 세계 2000명 정도밖에 없는 초 희귀질환이다. 국내에는 70여 명의 환자가 있으며 다른 희귀질환처럼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
방성준 군이 충남대학교병원과 인연을 맺게 된 건 2004년. 원인 불명의 급성 열성 혈관염인 가와사키 후유증으로 심장질환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찾아왔다. 이때 만난 소아청소년과 길홍량 교수(충청권 희귀난치성질환센터장)가 검사를 해보자고 권유했고 그때 헌터증후군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진단은 받았지만 당시에는 치료약이 없어 진행상황을 지켜보는 게 의료진이나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로부터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야 결핍된 효소를 주사로 투여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헌터 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는 아직까지 상용되지 않아서 현재로서는 효소주사 투여가 최선의 치료법이다. 일주일 간격의 투여가 번거롭기도 할텐데,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병원을 찾는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한걸음

방성준 군이 효소주사를 맞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4시간. 평일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제약을 받는다. “아무래도 학생이다 보니까 몸이 불편해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가장 힘들죠” 수학과 과학을 좋아한다는 방성준 군은 학업에도 소홀하지 않는 모범생이다. 학업뿐만이 아니다. “학교에서 체육활동을 할 때 친구들 보다 폐활량도 부족하고 관절이 유연하지 않아서 오래 달리진 못해요. 하지만 한 바퀴라도 완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모든 일에 열심인 방성준 군의 취미는 조립식 블록 만들기다. 또한 여러 자원을 가공하여 집을 만들고 보호하는 것이 주요 목표인 컴퓨터 게임도 좋아한다. 손으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조작하는 걸 좋아하는 방성준 군은 한때 로봇공학박사, 레고 디자이너 등의 꿈을 키웠다. “최근 장래희망은 식품영양학자로 바뀌었어요. 요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하거든요. 우리가 먹는 식품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꿈 많은 방성준 군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메시지를 전했다. “저처럼 희귀질환을 앓고 있거나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들도 힘들 일이 있을 때 포기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이에 덧붙여 방성준 군의 어머니는 “희귀질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으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으면 좋겠다”며 가까운 미래에는 더 좋은 약이 개발되어 치료에 도움을 받고 싶다”고 앞으로의 소망을 내비쳤다. 사진

* 헌터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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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코다당증 중의 제2형으로 유전성 질환. 성염색체 열성으로유전하는 질병이다. 선천적으로 뮤코다당의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가 결핍되어 뮤코다당이 체내 또는 세포에 쌓이면서 여러 증세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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