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7

직원해외연수 후기

자료제공 | 교육수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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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땅 쁘라텟타이(태국어: ประเทศไทย),
왕의 나라 태국 왕립병원 방문기
2016년도 직원해외연수

영상의학과 김종철 교수 외 21명으로 구성된 연수단이 해외의료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태국의 왕립병원들을 다녀왔다. 현재 태국의 국왕이 입원해 있는 시리랏 병원과 적십자사 소속의 출랄롱콘 병원. 붉은 태양과 파란 하늘을 가슴 한가득 품고 돌아온 연수단을 대표해 연수단장 김종철 교수의 방문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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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영상의학과 교수

2016년 6월 14일(화)부터 3박 5일간 충남대학교병원 가족 22명이 2016년 상반기 직원 연수를 다녀왔다. 우리가 방문한 방콕의 왕립(王立) 시리랏 병원(Siriraj Hospital)은 1888년에 국왕 출랄롱콘(Chulalongkorn)이 설립했다. 1년 전에 이질(痢疾)로 죽은 자신의 18개월 된 어린 왕자 시리랏 카뭇타판(Siriraj Kakuttaphan)의 이름을 따서, 두 돌이 채 되기도 전에 이 세상과 부모를 훌쩍 떠나 저 세상으로 가버린 자식에 대한 아비의 슬픔을 승화시키기 위해, 병원 이름을 ‘시리랏’이라고 명명(命名)하였다. 부모와 조부모(祖父母)가 된 나이기에, 그를 공감하는 아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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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랄롱콘 병원에서

가슴이 저려온다. 이 병원은 총 2,300 병상을 보유하고, 매년 280만 여명 이상의 외래환자들이 진료를 받는 아시아 3위이자 태국 최대의 병원이다. 이 병원이 소속된 마히돌(Mahidol) 의과 대학에서는 매년 250명의 의사를 배출하는데, 3년 정도 의료 취약(脆弱) 지구에 흩어져서 의료봉사를 한(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후에, 100여명의 졸업생들이 시리랏 병원에 돌아와 수련을 받는다. 태국의 현재 국왕인 올해 89세의 푸미폰 아둔야뎃(Phumiphon Adunyadet)이 입원해 계시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가 방문한 또 다른 병원인 태국 적십자사(The Thai Red Society) 소속의 출랑롤콘 왕 기념 병원(King Chulalongkorn Memorial Hospital)도 마찬가지였다. 회의장·강당의 높은 벽의 사방(四方)으로 역대 태국 왕들과 그 가족들의 초상화(肖像畵)가 그려져 있었다.
이 두 병원의 강당에서 병원 관계자로부터 두 병원에 관한 현황을 듣고, 태국의 의료제도, 간호사 고충, 교육 제도, 외국인 환자 유치, 병원 재정 충당 등에 관한 질문을 해서 응답을 받았다.
이 나라의 국호(國號)는 태국어(泰國語)로 쁘라텟타이인데, ‘자유의 땅’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원래의 공식 국호는 시암(태국어: 사얌)이었다.
몸이 붙어있고 장기를 공유(公有)하기도 하는 결합쌍생아(結合雙生兒, Conjoined Twins. 15~20만 명에 한 명꼴로 드물게 발생)를 가리키는 ‘샴쌍둥이’란 말의 유래는 바로 이 ‘시암’이다. 1100년에 영국에서 엉덩이부터 어깨까지가 붙은 채 태어난 여자아이들이 최초로 보고되었는데, 이들은 서로 붙은 채로 34세까지 살았다. 유명한 결합쌍생아는 1911년에 지금의 태국인 ‘샴’이란 지역에서 중국계 아버지와 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창(Chang)’과 ‘앵 방크(Eng Bunker)’ 형제이다. 배가 서로 붙은 채로 태어나 샴쌍둥이라고 불렸던 이들은 평생을 붙은 채로 살았지만, 둘 다 결혼해 앵은 9명, 창은 10명의 자녀를 두었다.
‘자유(自由)의 땅·나라’라는 뜻을 지닌 태국에 다녀와서 그런지, ‘자유’에 관하여 부쩍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Freedom is not free. 공짜가 하나도 있을 수 없는 세상에서, 자유도 결코 거저 얻을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비싼 희생의 대가를 치러야만 차지·획득하여 찬찬히 음미하면서 누릴 수 있는 보물이다. 3박 5일의 태국 여행 동안 내가 자리를 비움으로 인해 누적된 엄청난 양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주말(週末)도 없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틀간 내가 밀린 사무 처리를 해야만 했던 것과 마찬가지니까. 그런데 본성적으로 이기적인 인간은 자신만의 자유를 독차지·만끽하기 위해 남들의 자유까지 착취·박탈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아무런 죄의식(罪意識)이나 양심의 가책(呵責)도 전혀 없이. 약육강식(弱肉强食)을 아주 당연시(當然視)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자신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타인의 자유도 생명처럼 아주 귀하고 소중한 것인데, 이 고귀한 자유를 타인의 자유 뺏는데 악용하다니. 자유란 한정·제한된 파이(pie)가 아니다. 남이 먹는 만큼 줄어드는 파이가 아니고, 남에게 입으로 베어 물 자유를 주면 줄수록 점점 더 파이가 커지는 것이 진정한 자유 아닐까? 아무 조건 없이 아낌없이 몽땅 다 주고도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사랑의 자유! 뺏고 억압하고 파멸시키고 죽이는 것이 아니라, 주고 섬기고 살리고 낫게 하는 긍정적인 자유. 그런 자유 대한(大韓)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일행이 함께 탄 배에서 내릴 때, 나는 “우리는 한 배에서 나온 사람들이네요.”라고 말을 해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직원 연수에서 우리는 정말 한 가족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서로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어주었다. 여행을 안내한 사람도 우리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충남대학교병원이라는 한 배를 탄 우리들, 함께 한 연수 정신으로 똘똘 뭉쳐 병원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앞장서자, 파이팅! 마지막으로 우리가 집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충남대학교병원’으로 7행시를 지어본다.

  충직하되 우둔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남 탓으로 돌리지 않고 내 탓으로 여기며
  대리만족이 아닌 자체발광의 삶을 살리라.
  학생처럼 모든 이들로부터 평생 배우고
  거만하지 않고 가식 없이 사람들을 대하며
  병원 찾아오는 이들을 가족처럼 대하리.
  원래부터 나에게 속한 피붙이처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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