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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의료

대전·충남권 최초 뇌심부자극술 성공
신경과 오응석 교수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은 뇌 깊숙이 있는 심부핵들에 전류자극을 주어 이상운동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방법이다. 충남대학교병원은 최근 대전·충남권 최초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뇌심부자극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지역거점 병원으로서 고난도 신경조절 수술이 가능함을 입증하기도 했다. 뇌심부자극술의 수술방법과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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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손상 최소화한 뇌심부자극술

뇌심부자극술은 뇌 내에 깊이 자리한 심부핵들에 전극을 삽입해 자극을 준 후 바닥핵 회로의 신호를 조절해서 이상운동증상을 조절하는 새로운 뇌 자극 치료방법이다. 1980~90년대에 주로 했던 시상절제술(thalamotomy), 창백절제술(pallidotomy) 등의 뇌기저핵파괴술은 뇌 조직을 떼어내는 수술방법으로 영구적인 뇌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1987년부터 시작된 뇌심부자극술은 전극을 삽입하는 형태로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수술 혹은 수술 후 제거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2005년대부터 승인되어 주로 수도권 소재의 의료기관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자극 장치는 전극, 전선, 배터리로 구성되며 양측 혹은 단측 쇄골하 부위에 배터리를 놓고 수술 후 외부에서 원하는 전류자극을 결정하여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맞게 조절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보통 수술은 4~5시간가량 소요되며, 뇌심부자극술팀(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 강의학과, 재활의학과)이 수술 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이후, 수술 후 호전될 증상과 악화될 증상들을 면밀히 고려하여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하에 수술을 결정한다. 뇌심부자극술이 가능한 질환은 이상운동질환 분야에서는 근긴장이 상증, 본태성진전, 파킨슨병 등이며 뇌전증, 치매, 강박증 등의 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환자가 늘어나면서 뇌심부자극술을 하는 환자의 수가 늘고 있으며, 국내 큰 규모의 파킨슨병 센터에서도 수술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뇌심부자극술을 통한 파킨슨병 치료

모든 파킨슨병 환자가 뇌심부자극술의 대상이 되지는 못하며, 주로 오랜 기간 파킨슨약을 복용하면서 운동 동요 증상(약효가 빨리 떨어져서 약을 자주 복용하거나, 약효로 인한 몸 꼬임이 심하거나, 약을 복용해도 원하는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들)이 발생하는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인지 기능이 많이 감소됐거나 정신 증상(심한 우울증, 섬망, 환각)이 심하거나, 보행 장애가 심하거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수술을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파킨슨병이 아닌 파킨슨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들 역시 수술 대상에서 제외된다. 수술에 적응증이 되는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수술 전에 입원하여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보고 수술의 효과와 부작용, 수술 후 호전될 증상, 호전이 없는 증상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다. 파킨슨병 약에 대한 ON·OFF 시의 증상 차이, 파킨슨병 운동 척도 점수의 차이 등에 대해 재확인하고 수술에 대한 경제적인 부분, 장기적인 측면을 자세히 평가하고 의료진과 상담을 진행한다. 이 질환에 대해 2005년부터 의료보험이 인정되어 현재는 보다 쉽고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기도 했다. 국내의 많은 센터에서 이미 뇌심부자극술을 하고 있으나 수술보다 더 중요한 건 수술 후 프로그래밍이며, 각 환자의 증상에 맞는 개인별 프로그램과 수술 후 약물 조절도 매우 중요하다. 보통 수술 후 초기 6개월은 파킨슨병약 용량을 줄이면서, 가장 적합한 자극 신호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파킨슨병의 다양한 운동, 비운동 증상들을 조절한다.

충남대학교병원의 뇌심부자극술 첫 수술

충남대학교병원은 2021년 9월 24일 대전·충남권 최초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여, 우리 지역에서도 고난도 신경조절 수술이 가능함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번 뇌심부자극술을 받은 환자는 50대 조발성 파킨슨병 환자로 발병 이후 20년간 약물치료를 하며 약효 소진 현상과 이상운동증이 반복되어 일상생활에 큰 불편감이 있었다. 뇌심부자극술을 받은 후 현재 약물 용량을 현저하게 줄였고 운동 동요 증상의 감소로 삶의 질이 많이 호전됐다. 특히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 뿐 아니라,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는 손 떨림과 근긴장이상증 등 많은 이상운동질환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우리 지역에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 질환 환자에 대해 최선을 다해 치료해 나갈 것이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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