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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 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에 등장했던 대사로 중대한 선택의 기로 앞에서 많은 사람이 이 말을 인용하기도 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작은 세포도 매 순간 끊임없이 죽을지 살지를 고민하는데, 의학계에서는 이를 ‘세포자살(아폽 토시스)’이라고 한다. 세포가 심각하게 손상된 단계에서 암세포가 되기 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으로 개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최근에는 세포자살이 억제된 상황에서 암세포가 특정 유전자에 반응해 괴사를 일으키는 과정이 밝혀져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세포 사멸 방법을 결정하는 RIP1 유전자 활성에 대해 알아봤다.

유전자 돌연변이를 통한 세포자살 회피

암 유발 유전자 또는 암 억제 유전자가 여러 번의 돌연변이를 거치면서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증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그림 1). 이 과정 중에 암세포는 위에서 언급한 세포자살로부터 회피할 수 있는 자살억제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세포를 증식할 수 있다. 따라서 항암치료 시 암세포가 자살억제 프로그램을 다시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암은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하여, 현재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세포독성 항암제 및 표적항암제에 저항성을 가지게 되고, 이런 환자의 예후는 매우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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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1 유전자의 활성에 따른 암세포의 예정괴사

최근 세포자살이 억제된 상황에서 암세포가 특정유전자에 반응해 새로운 방식으로 능동적인 괴사를 일으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런 방식을 ‘예정괴사(네크롭토시스)’라 부르고 있다. 예정괴사는 세포자살이 억제된 상황에서 RIP1과 RIP3라는 유전자에 의하여 유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암세포는 RIP1 유전자의 활성 유무에 따라 ‘세포자살’의 방법으로 죽을지, ‘예정괴사’의 방법으로 죽을지를 결정한다. RIP1 유전자의 활성은 암세포가 죽는 방법을 결정하는 중요한 ‘체크포인트’이며,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전략의 개발은 항암제 내성암을 제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실에서 세포자살이 회피된 저항성 암 환자 및 암세포에서 체크포인트 유전자(RIP1)와 결합하는 암유전자(ANKRD13a)를 발굴하고, 예정괴사 과정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하여 세포사멸 체크포인트를 조절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기존의 표준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난치성 암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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