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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와 질환_영유아기의 건강

조기 발견이 중요한 유전성 대사 질환
소아청소년과 임한혁 교수

(충남권역 희귀질환 거점센터장)

영유아기 아이가 원인 모를 이상증상을 보이면 많은 부모가 당혹스러워하며 희귀질환이나 유전성 질환을 의심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인터넷 검색만 하며 혼자 애태우지 말고 즉시 내원하여 전문의에게 진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유전성 대사 질환은 연령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며, 무증상 부모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병을 예측하기 어렵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병력 사항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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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대사 질환이란?

선천성 대사 이상은 사람이 먹고 배설되는 여러 대사 과정 중 특정 단계의 결함으로 해당 물질이 처리되지 않고 그대로 신체에 쌓이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장기의 기능 이상을 초래하고, 필요 물질이 결핍되면서 다양한 이상증상이 발생한다. 질환의 원인이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밝혀짐에 따라 선천성 대사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유전성 대사 질환이라고 한다. 유전성 대사 질환의 종류는 현재까지 700여 종이 알려져 있고, 축적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장기 손상이 발생한다.

조기 발견의 어려움

유전성 대사 질환은 발생시기가 다양하고 호발 연령에 따라 질환의 종류가 다르며, 유전적 보인자인 무증상 부모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유전 질환임에도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같은 질환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다양하고 동시에 여러 장기에 침범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임상 증상으로 특정 질환을 의심할 만한 단서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질환을 확진하기 위한 검사법도 다양하다. 그래서 어떠한 검사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알기 어려워 조기 진단이 중요함에도 진단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유전성 대사 질환의 진단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꼼꼼한 병력 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전에 반복되는 자연 유산, 사산이 있었는지, 임신 중이나 분만 당시 문제는 없었는지, 수유 시 동반 증상이 있었는지, 가족, 친척 중 원인 모르게 사망한 경우가 있는지, 부모가 근친결혼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병원 검사에서 반복적인 저혈당이나 산혈증이 있었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평소에는 건강하더라도 발열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특이한 소변 냄새, 의식 저하, 경련이 있다면 한 번쯤 고려해 봐야 한다. 영유아기 설명할 수 없는 발달지연, 경련, 간비대, 비장비대, 특이한 외모, 요로결석, 백내장, 혈액 질환 등이 있다면 대사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유전성 대사 질환의 다양한 검사 방법

유전성 대사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환자의 혈액, 소변, 뇌척수액 채취를 통해 증가되어 있는 특정 아미노산, 탄수화물, 유기산 등을 검사한다. 간이나 근육 등의 조직을 채취해 당원병과 지질축적질환을 확인하며 혈액을 배양에서 얻은 섬유모세포로 효소 분석을 통해 결핍된 효소 이상을 증명하기도 한다. 출생 전 산모의 소변, 양수나 태반 융모막을 이용하여 태아의 결핍 효소를 직접 분석하거나 DNA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생후 3~5일째 시행하는 신생아 유전 대사질환 선별검사를 통해 임상적으로 조기 발견이 어려운 대표적인 유전 대사 질환들을 선별할 수 있다. 최근에는 탄댐검사(tandem mass spectrotmetry, MS/MS)법이 보험급여로 확대됨에 따라 50종의 대사 질환의 선별도 가능하다. 또한 차세대염기서열(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검사를 통해 조기에 유전변이 분석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유전성 대사 질환이 의심되는 급성 증상

유전성 대사 질환이 의심되는 급성 증상이 있는 경우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일반분유나 수유를 금지하고, 입원 후 10% 포도당 수액과 지방을 통해 충분히 열량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에 따라 특수 분유를 포함한 식사요법으로 과잉 축적 물질을 제한하고, 선별적 식이와 보조 약물을 통해 부족한 물질을 채워준다. 이후 축적 물질이 소변 등으로 배출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 치료 약물이 개발된 일부 질환의 경우 효소 보충요법이 가능하다.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입증된 유전자 치료나 세포 및 장기 이식을 통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충남대학교병원에서의 유전 대사 질환 환자 진료는?

충남대학교병원 희귀질환거점센터 유전대사질환클리닉에서는 혈액, 소변을 이용한 아미노산, 유기산, 지방산 분석, 탄댐검사, 차세대염기서열분석, 미진단프로그램을 이용해 진단하고 있다. 신생아 응급 투석이 가능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진단 후 특수분유를 포함한 대사질환 영양상담 및 유전상담을 통한 맞춤식 치료가 가능하다. 또 효소보충요법, 희귀의약품 약물치료와 사회 경제적 지원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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