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인터뷰
글+사진| 편집실

뇌졸중 치료 그 후
일상의 매 순간이 축복인 것을!
매일같이 보던 아버지가 어느 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가족들의 심정은 참담함과 미안함에 이성을 잃고 만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한다. 의식이 돌아온다면 지금껏 말로 전하지 못했던 사랑, 더 많이 표현하며 살리라고. 얼마 전 뇌졸중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정대성 씨는 요즘 들어 가족들이 말붙이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응급실에 누워있던 아버지를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 먹먹하다는 가족들이기에 정대성 씨와 함께하는 일상이 이들에겐 축복일 따름이다.
갑작스러운 발병과 충남대학교병원으로 이송
지난 해 11월 정대성 씨는 어느 모임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금세 일어났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았고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결국 동네 가까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증세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고 급기야는 물을 마셔도 구토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해졌다. 곁에서 이를 지켜 본 정대성 씨의 아내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불현듯 떠오른 곳이 충남대학교병원이었다. 이전에 어느 지인에게서 충남대학교병원이 뇌와 관련한 질환을 잘 고친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거니와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구급차를 타고 이동 중에도 정대성 씨의 증상은 더 심해져 오른쪽 다리 힘이 빠지고 입도 서서히 돌아가 말까지 어눌해졌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의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일흔 넷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정했던 아버지이자 남편이었기에 정신을 잃어 가는 그의 모습에 가족들은 다시는 건강한 정대성 씨의 모습을 못 볼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발 빠른 대응
그리고 청주에서 50여 분을 달려 도착한 충남대학교병원 응급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전문의가 바로 진료를 보기 시작했다. 혼비백산했던 가족들도 그제서야 이성을 찾을 수 있었다. 충남대학교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24시간 의료진이 상주하는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가 CT와 MRI 촬영을 하고 치료를 받기까지의 과정이 한 시간 내에 이뤄지고 있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뇌졸중 환자 입장에서는 최적의 치료시스템으로 정대성 씨의 가족들도 이를 보고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의사 선생님이 바로 나오시는 걸 보고 마음이 푹 놓였어요. 정말 잘 왔다 싶더라고요.”
정대성 씨 아내는 그 때의 반가움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주치의였던 신경과 송희정 교수는 뇌혈관을 막고 있던 혈전을 뇌 손상 없이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한다. 먼저 부드러운 줄을 뇌혈관 깊숙이 넣어 그 줄을 혈전 가까이 둔 후 혈전을 흡입해 냈다. 그렇게 정대성 씨의 뇌혈관에서 나온 혈전이 10여개 정도로 이를 제거하자마자 돌아갔던 입과 마비됐던 몸이 원상태로 회복됐다. 이후 병원에 입원해 증상을 살폈지만 눈에 띄는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상태가 점점 호전되어 입원 6일 만에 퇴원 진단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집에 멀쩡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아내도 자식들도 기뻐하니 나도 좋지. 앞으로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더 많이 하며 살고 싶어”라며 정대성 씨는 벅찬 마음을 전한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한 차례 위기를 지나온 정대성 씨와 그의 가족들에게는 불확실한 오늘도 함께하는 가족이 있어 축복이고 기쁨이다.

뇌졸중 치료를 잘 마친 정대성 씨는 주치의인 신경과 송희정 교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